아름다운 여정

[영화 리뷰] 너를 줍다 - 2023

born-again-mraz 2024. 3. 2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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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지난 '뉴 노멀' 리뷰 시 잠시 말씀 드렸던 심혜정 감독의 '너를 줍다' 라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로멘스 영화인지는 포스터를 보면서 예상은 했지만,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흔히 물건을 대상으로 쓰는 동사인 '줍다'를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라는 궁금증 이었지요.

 

이 영화는 독립영화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내용은 흥행적인 요소보다는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많이 담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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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 요즘 관계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지수는 요즘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과 20, 30년 전만해도 동네 사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가족은 몇 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략적인 재산이나 좋아하는 취미 생활 등에 대한 정보를 서로 만나서 인사하며 소통하는 관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같은 아파트에 윗집 아랫집에 대충 어떤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는 알지만, 그들에 대한 정보를 인간관계를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영화 시작부에 어두운 밤 아파트 쓰레기통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한 사람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쓰레기 봉투를 2개 정도 손에 들고 어디론가 향하지요. 바로 여자 주인공 지수입니다. 자기 집으로 쓰레기를 가져온 지수는 화장실에서 쓰레기 봉투를 찢어 그 안에 들어있는 쓰레기를 하나하나 분리하며 정리 합니다. 바로, 사람과의 관계 맺음에 서툰 요즘 사람 중 주인공이 상대방을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영수증이나 생리대, 약봉투 등 여러가지 쓰레기들을 보고 해당 세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 이지요. 몇 호에는 몇 명이 사는지, 어떤 사람이 어떤 질병을 가졌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생리는 언제하고, 어느 술집 또는 어느 장소를 자주 가는지 등등 매우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게 되지요. 한편으로 무섭고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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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보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 지수

 

 왜 지수는 버려진 쓰레기에 연연 할까요? 사실 지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어느 날 회사 쓰레기통을 실수로 쓰러트리고 치우는 과정에서 지수는 같은 회사 내 사랑하는 사람과 회사의 여자 대표가 관계를 갖은 후 버려진 콘돔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 때부터 쓰레기를 보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굳게 믿게 됩니다. 

 별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에 보여지는 사진은 모두 행복한 사진만 있지 않나요? 그 모습이 진짜 우리들의 본 모습이며 삶일까요? 오히려 공개된 사진 외 보관되어진 많은 사진들이 우리들의 본 모습에 더 가깝지 않나요?

 바로 이 부분이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첫 번째 내용인 것 같습니다. 지수에게는 쓰레기는 사람들 다양한 진짜 삶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버려진 것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버려진 것들이 저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첩 속 사진도 마찬가지이지요. 포토샵 처리를 안한 사진이 더 나에 가까우며, 잘나오는 각도가 아닌 막 찍힌 사진이 제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이지요. 제 스스로 보기 싫은 것 뿐, 부정하는 것 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의 제목 - 너를 줍다.

 

 '너를 줍다'라는 제목은 바로 옆집에 사는 남자에 대한 정보를 그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주우면서 알게 된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로 인해 그 사람의 취미와 자주 가는 곳을 알게되고, 우연한 만남임을 가장하면서 마주치곤 하지요. 또한 상대방이 좋아하는 이야기 주제도 다 알고 있어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한 호감을 갖게 만듭니다. 바로 지수가 사람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요즘 시대는 사람들과의 관계을 맺는게 매우 서툴고 어색하고 어렵습니다. 그리고 '뉴 노멀'이라는 영화에서 다루던 내용을 보더라도 오히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는게 어쩌면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 믿는다. 이 말은 이제 더 이상 로맨틱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서 없이 적은 제 부족한 리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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